목사님칼럼
설을 앞두고 부산 감천마을에 사시는
오촌당숙과 구포에 사시는
연로하신 숙모님을 찾아뵈었다.
오늘은 작은 설날!
새벽 기도를 갔다 와서 집안을 청소 하고
느긋하게 차 한 잔을 들고 TV를 켰다.
“님아, 그 강을 건너지 마오”라는
다큐멘터리 영화가 나오고 있었다.
정겨운 강원도 사투리와 영화 속에 나오는
할머니는 오랜 세월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
내 할머니를 꼭 닮았다.
화면에서 흘러나오는 헐떡이는 할아버지의 기침 소리는
잊고 살았던 내 아버지의 기침 소리를 기억해 내게 한다.
일제강점기에 아버지는 아오지 탄광에서부터 시작하여
60년대 말까지 영월 옥동광업소에서 힘든 광부의 삶을 사셨다.
그 덕분에 보리 고개를 모르고 흰 쌀밥만 먹고 학교도 잘 다녔다.
광산이 폐광(廢鑛)이 되고도 아버지는 내가 결혼을 하고 신학교를 졸업하고
이 교회를 개척할 때까지 그곳에 남아 산전山田)농사를 지으시며 사셨다.
개척교회를 할 때 제대로 모시지 못하고 일만 하게 한 것 같아 죄송하다.
오랜 광산일로 석탄가루가 폐에 박혀 겨울이면
기침이 심하셨던 아버지의 기침 소리!
새벽에 모자를 쓰면서부터 겨울이면 수건을 쓰시고 살았던
내 어머니를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으니……
누구나 부모님을 생각하지만 너무 늦은 감이 든다는 것이다.
설을 지내고 고향집을 떠나올 때
“내년 설에도 다시 찾아뵙고 세배를 드릴 수 있을까?”
우리 모두는 이런 생각이 살짝 스쳐갔을 것이다. 창 27:26~26~3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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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bcXYZ, 세종대왕,123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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